H: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엄태성( 이하 MR.엄 ) : 네, 안녕하세요? 저는 엄태성이라고 합니다. 지금 현재는 Atkins라는 영국계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직급은 시니어 컨설턴트입니다. 회사는 영국계 회사이지만, 현재 휴스턴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H: 엔지니어링 컨설팅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을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MR.엄: 엔지니어링 컨설팅은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한 개념일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링과 엔지니어링 컨설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일을 하는 상황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링은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Skill Set이 정해져 있습니다. 고객은 그 Skill Set를 보고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이런 Product를 만들고 싶다는 요구 사항을 가지고 그런 회사에 접근을 하게 됩니다. 그럼 엔지니어링 회사에서는 그런 고객의 요구에 맞춰 중,장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이런 회사들의 특징은 항상 비슷한 결과물들이 나오는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엔지니어들의 능력과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입을 하게 됩니다.
( 예를 들면, 휴스턴에는 FPSO 구조물의 Transportation을 전문으로 하는 엔지니어링 회사나FPSO Top Side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엔지니어링 회사 등이 있습니다. )
반면에 엔지니어링 컨설팅은 큰 규모의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특정 부분의 문제점들을 전문적으로 해결하는 회사입니다. 이를 위해 심도 깊은 지식과 오랜 경험을 가진 컨설턴트들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결과물을 내게 됩니다. 또한 각 엔지니어링 회사들의 Main Stream에 해당되지는 않으나 꼭 필요한 여러 부수적인 부분들의 엔지니어링 부분도 상당 부분 맡아서 하는 회사입니다.
(H: 실제로 Atkins는 Structure 부분에서 강점을 가진 컨설팅 회사입니다. 특히 Blast, 구조물의 내구성, 지속성 Part에 관련되어 미국내 유수의 Oil Major 회사들의 중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H: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요, 원래부터 엔지니어링 컨설팅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하셨나요? 또한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오래 하셨습니까?
MR.엄: 저는 미국에서 일을 시작한 지는 1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한국에 조선소에서 7년 반 동안 근무를 하였습니다. 처음 3년 동안은 잠수함 설계 파트 일을 하였고, 그 후 상선 및 FPSO 기본 설계를 하였습니다. ( 미국에서는 Naval Architecture 라고 부르는 일을 하였습니다.)
H: 그럼 미국으로 바로 이직을 하셨나요? 어떤 계기로 이직을 결심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MR.엄: 처음에는 미국으로 바로 이직을 알아봤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조선소는 전세계에서 1위입니다. 또한 한국 조선소의 엔지니어들이 하는 일들이 현재 휴스턴 엔지니어들이 하는 일과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엔지니어들이 받는 대우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연봉 및 복지, 그리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 면에서 휴스턴이 제게는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에는 이미 아시아권(한국, 중국, 인도 등)에서 많은 엔지니어들이 유학을 나와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이 미국에서 일을 하려면 합법적으로 취업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은 OPT 라는 학생 비자 기간 유예를 통해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H 비자 진행보다는 적시에 일을 할 수 있는 OPT 학생 비자 소지자를 회사에서는 더 선호를 하는 편입니다. 저 역시 실력이 아닌 신분 문제 때문에 이직보다는 유학이 훨씬 더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2년 동안 석사 과정을 한 후, 현지에서 취업을 하였습니다.
(H: 비자 문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H: 석사 시절은 어떠셨나요? 대학원 공부는 많이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그리고 학비는 어떻게 충당하셨나요?
MR.엄: 저는 Texas A&M 이라는 학교에서 Ocean Engineering을 공부하였습니다. 학비 문제는 워낙 학교나 전공에 따라 천차 만별이라 제 경우가 보편적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입학 당시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1000 장학금인데요, 이 장학금을 받게 되면 학비가 Out of State에서 In State 학비로 바뀌게 됩니다. 텍사스주는 텍사스 주에서 몇 년 이상 거주하고, 이 곳에서 고등학교 내지는 대학교를 나온 학생에게는 타주나 해외에서 오는 학생들에 비해 절반 이상 싼 학비를 청구합니다. $1000 장학금을 받았던 저는 감사하게도 텍사스 거주 학생들과 같은 학비를 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1년이 지난 후에는 지도 교수님의 프로젝트에 참여를 하면서 RA로 일을 하며, 생활비를 보조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정도 돈이면 1인 생활비는 어느 정도 커버를 할 수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아내와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며 모아 두었던 돈으로 충당하였습니다.
공부와 같은 경우는 석사 과정에서는 학부때 배운 것을 약간 더 깊게 공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학적인 내용에서는 학업을 따라가는 데 아주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영어로 공부를 하고 교수님, 동기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 수업 보다는 영어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H: 석사 과정 중에 진로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셨지요? 어떤 준비를 하셨었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MR.엄: 저 같은 경우는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취업을 목표로 하였기 때문에 따로 박사 과정에 대해 고민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선배님들께서도 석사만 마치고도 취업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취업을 위해 크게 세가지 정도를 했습니다.
첫번째는 학교 세미나 시간 활용입니다. 저희 과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휴스턴 회사의 엔지니어들이 와서 세미나를 해 주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항상 세미나 시간 중에 질문을 하고, 끝난 후에는 제 자신을 소개하며 직장을 구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였습니다. 물론 그때 왔던 회사에 취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주었던 이력서들이 휴스턴 업체들에서 돌고 돌아 제가 졸업할 무렵, 지원하지 않았던 회사에서도 잡 오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는 같은 학교 학생들과 교류 및 학교 지원 활용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외국인이다보니 영어가 가장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같은 과의 한국인이 아닌 다른 학생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 만났던 친구들은 지금 직장을 다니는 제게는 소중한 인맥이 되었습니다. 그 외에서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취업지원실 내지는 학교 내 선교를 위한 목사님의 무료 영어 성경 공부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면서 영어, 미국 문화 그리고 현지 취업에 필요한 팁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휴스턴 내 한인 교류 단체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였습니다. 휴스턴에는 한인 엔지니어들이 주축이 되는 다양한 모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단체들에 적극적으로 가서 제 자신으로 소개하고, 구직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제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을 했기에 휴스턴에 많은 선배님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께도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고 부탁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많은 회사들이 이런 인맥을 통해 서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내부 추천을 하기 때문에 이런 사회 활동은 구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H: 석사 시절, 소개해 주실 만한 다른 일은 없나요?
MR.엄: 1년을 마치고 난 후, 저는 휴스턴의 Dockwise라는 회사에서 인턴을 하였습니다. 미국에는 대학원 학생 중에서 1년 이상 수업을 들은 학생이 합법적으로 인턴을 할 수 있는 CPT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 제도를 통해 3달 반동안 Full time으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실질적인 휴스턴 엔지니어링 회사 생활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과의 인맥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 자신의 엔지니어링 스킬에 대해 미국 현지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외국인을 뽑을 때에는 미국 현지 회사에서의 근무 경험 유무가 큰 평가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보다 검증된 사람을 뽑으려는 회사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인턴 경험이 나중에 구직을 할 때 큰 도움이 되었고, 인턴을 했던 회사에서도 잡 오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H: 지금 하고 계신 회사 생활에 대해서 여쭤보겠습니다. 우선 장점 세가지만 말씀해 주시겠어요?
MR.엄: 휴스턴에서 일을 하는 것은 참 즐거운 경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번째, 저는 제가 맡은 일에 보다 더 집중을 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이 마음에 듭니다. 한국에서는 일을 하는 중간에도 상사분들의 부르심이나 회의 참석, 업무와는 상관없는 잡무 등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제가 일을 하는 동안, 매니저라 해도 제 스케줄을 체크한 후 부르고, 회의도 모두가 되는 시간을 미리 확인한 후에 잡기 때문에 일에 집중해 있는 동안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일을 할 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쾌적한 환경을 위해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을 해주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두번째는 유연성이 있는 시간 관리입니다. 이곳에서는 일찍 출근을 하면 일찍 퇴근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가 다니는 회사는 9/80 시스템을 도입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9일 동안 80시간을 근무를 하는 것인데, 한 주는 5일을 근무하고 다음 주는 4일만 근무를 하는 것입니다.격주로 금요일부터 쉴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보상 부분입니다. 비슷한 일을 하지만 이곳의 연봉이 훨씬 높습니다. 특히 휴스턴의 집값 내지는 식비 및 공산품은 제가 있던 울산과 비슷한데 연봉이 높다보니 삶의 질이 더 높아 진다고 생각합니다.
H: 좋은 점이 있으면 안 좋은 면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을 함에 있어 어려움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MR.엄: 글쎄요. 가장 큰 어려움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한국에서라면 사소한 농담 같은 것도 이곳에서는 한번 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영어에 대한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H: 혹시 이곳에서 외국인으로써 한계는 없나요?
다른 분야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 제가 몸 담고 있는 분야에서는 글래스 실링, 유리천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니저 이상으로 올라가신 한국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외국인이어서 아시아인이어서 한계보다는 영어, 커뮤니케이션이 더 큰 한계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네, 지금까지 귀한 경험을 나눠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휴스턴에서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출처] Atkins Senior Consultant 엄태성|작성자 listenerh
공감이 가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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