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현대중공업 잠수함설계부에 입사했을 때, 일본 밀리터리 잡지의 기사 일부를 번역하는 업무를 받았던 것이 외국 잠수함과의 첫 인연이었다. 얼마 있다가 당시 부서장님 지시로 혼자 부서보를 매달 발간하게 되면서 밀리터리 잡지를 업무시간에 구독할 수 있는 특혜를 누릴 수 있었는데, 그렇게 외국 잠수함을 알아가다보니 그게 작은 취미생활이 되었다. 이제 블로그도 만들었고 해서, 짬짬이 잠수함 소개 글을 올리면서 기억도 되살리고, 작은 취미생활도 재개할까 한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잠수함은 그 유명한 Seawolf. 부서보를 위해 밀리터리 잡지를 구독하면서 알게 된 최강의 비밀 병기. 실전배치가 1997년도인데, 2000년도이후에 나온 차세대 잠수함 (SSN Virginia class)보다 스팩이 더 좋다는, 그야말로 후덜덜한 잠수함.
길이 107.6 m, 배수량 9,100 ton (지미 카터함은 중앙부를 늘려서 12,100 톤)에 최대 항해 수심이 610 m. 최대 속도가 자그마치 35 knots (Tectical speed 20 knots) 에 탑승인원이 116명. 무기 체계를 보면, Missile (Tomahawk / Harpoon) / Torpado 50발에 Tomahawk 에는 핵탄두 장착 가능. 아무리 소련의 Missile Arsenal 대항용이라지만, 세계를 몇 번이나 부셔버릴려고 이런 종합선물세트를 달았는지 모르겠다. Harpoon 과 Torpedo 가 넉넉하다보니 수상함으로도 접근이 어렵고 같은 잠수함끼리도 화력이 안맞는다. 무엇보다 작전수심이 너무 깊어서 일단 어디 있는지 파악도 안되고, 다른 잠수함들도 기껏 접근해봐야 Seawolf 머리위로밖에 못다니니 그야말로 대책이 없다.
하지만 Seawolf design의 백미는 역시 일단인들은 감이 잘 안오는 '정숙성'. '완벽한 Tailer-made 방식 + 예산 무제한 승인' 이라는 말도 안되는 프로세스로 설계/건설/취임이 이루어지다보니, 부품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고스팩의 향연이다. 추진 시스템 및 선체 외부 코팅과 타일 설치 디자인 과정에 '예산 검토' 라는 항목이 없다고 생각해 보시라. 설계 발주가 1989년에 이루어진 디자인인데, 약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잠수함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다. 역시 돈의 힘이란...
작전 수행 능력을 보면, 일단 현존하는 바다의 어떤 강자가 나와도 꿀리지 않는 1:1 전투능력에 더해서, Navy seal 지원을 위한 원거리 수송 및 침투 지원도 가능하다. 한가지 약점이 있다면, '비싸다'는 것. 냉전중이라 정신줄과 함꼐 예산의 고삐도 풀었지만, 냉전이 끝나고 나니 당시 세계 경제의 최강자인 미국도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예산이었던 모양이다. 그 다음 모델부터는 민영 장비 업체 도입을 통해 비용절감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래는 97년도에 취임한 SS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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