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부터 H1b transfer 준비와 처리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8월 중순에야 회사에 이야기를 꺼냈다.
"항상 도와주고 지지해줘서 고맙다. 이런말을 하게 되어 유감이지만...(중략) 이것은 공식적인 사직서이며 매니지먼트에 전달해주면 감사하겠다"
뭐 이런 내용이다. 그 다음부터는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것처럼 소문이 인터넷 전산망의 속도로 전파되고 평소에 친분이 있었던 동료와 매니저들이 하나둘씩 자리에 슬쩍 나타나는 것이 거의 정해진 절차. 대부분의 대화에서 "새로운 출발을 축하한다", "어디로 가는거냐", "가기 전에 점심 한 번 먹자" 뭐 이런 이야기들이 오간다. 더불어 가끔은 "여기 내 이력서다 가지고 있어라" 뭐 이런 것도 있다.
그리고는 좀 높은 사람과의 면담이 이어진다.
면담의 요지는 "어떻게 하면 안 나갈 수 있는지 알려줄 수 있냐". 혹시나 업무상 불공평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는지, 아니면 옮겨가고 싶은 팀이나 해보고 싶은 일이 있지는 않은지, 그것도 아니면 영주권을 바로 해주거나 연봉을 더 올려주면 어떤지 등 직간접적으로 부드럽게 다 훑어본다. 사실 뭐 회사에 아주 서운한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남아있을 생각이 0%인 상황이라 그냥 질문마다 여지를 안남기는 답변이 나간다. 그 대신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근래에 나갔던 사람들이 했던 말이 있었는지, 혹시 C라는 매니저가 업무상 어떤 시점에 너에 대한 업무 배치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냐는 질문이 나온다. 거짓말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 사실대로 말하면 C는 체크메이트. 미안하지도 않지만 나는 분명 이야기 꺼내지 않았다고 마음속으로 둘러대며 굳히기에 들어간다. 앞전에 나갔던 사람들이 아주 연설을 토하고 갔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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